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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시민단체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촛불연대)가 특정 대선 후보를 노골적으로 폄훼하는 내용의 불법 현수막을 서울 도심 곳곳에 내걸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들은 “인신공격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봐야 하냐”며 불평을 쏟아내고 있지만, 관할 구청은 현수막을 방치하다 문화일보가 취재를 시작하자 ‘늑장 철거’ 계획을 밝혔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는 촛불연대가 제작한 불법 현수막이 버젓이 걸려 있었다. 해당 현수막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아내 김건희 씨가 마스크를 착용한 사진의 눈 부위를 ‘상습 허위경력자’라는 문구로 가리고, ‘이런 영부인 괜찮겠습니까?’라는 내용의 글귀가 쓰여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 현수막은 자치구에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도록 한 옥외광고물법을 위반한 게시물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관할인 종로구청장 지정 게시장소가 아니라 불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이 공직선거법 제90조 위반 소지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소관 부서 유권해석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사실관계 확인 뒤 위반 혐의가 있으면 법에 따라 조사 및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해당 현수막에 대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사는 직장인 기모(60) 씨는 “종로2가에도 같은 현수막이 걸려 있어 출근길 내내 이 현수막을 보고 있다”며 “정책 대결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선후보도 아닌 그의 부인에 대해 인신공격을 하고 있어 언짢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9) 씨는 “도심 한복판에 미관을 해치는 저런 게시물을 왜 거는지 모르겠다”며 “서울 구청장 대부분이 여권인데, 단속하지 않는 건 대놓고 편들어주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실제 종로구청은 사실상 현수막 철거에 손을 놓고 있다. 이날 ‘옥외광고물 기동순찰팀이 해당 현수막을 발견하지 못했느냐’고 질의하자, 그제야 “모든 불법 현수막을 발견하긴 어려워 신고접수 위주로 처리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철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을 내건 촛불연대는 지난 23일 ‘촛불준비(준) 15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투표 참여 권유 현수막을 적극 활용, 내년 1월에도 게시·행진·벽보부착 등 활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하는 계획을 수립하기로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현수막 이외에 다른 불법 현수막이 도심 곳곳에서 내걸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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